[여의도풍향계] 서울시장 '거물급의 리턴매치'…단일화는 양날의 검?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이제 석달도 남지 않은 서울시장, 부산시장 보궐선거.<br /><br />여야 모두 후보군이 좁혀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특히 서울에선 10년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 탄생에 뒤얽힌 인사들의 재도전이 이어지고 있는데, 승패의 최대 변수는 이들 간 후보 단일화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.<br /><br />방현덕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다음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, 이제 8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.<br /><br />여야 모두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데 주요 후보들, 대부분 낯이 익으실 겁니다.<br /><br />여야 선두주자들은 모두 서울시장 '재수생'과 '삼수생'.<br /><br />10년 전 시작된 얄궂은 인연으로 얽혀있습니다.<br /><br />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사퇴한 게 발단입니다.<br /><br /> "저는 주민투표의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늘 시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."<br /><br />같은 해 열린 보궐선거에선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, 민주당 박영선 등 여성 후보 간 대결이 펼쳐지는 듯했지만, 정치권 밖에서 의사 출신의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돌풍을 일으키고, 이후 그 바람을 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에게 몰아주며 판도가 바뀌었습니다.<br /><br />결국 박 변호사가 박영선 후보와의 범야권 경선에서 승리하고, 본선에서 나경원 후보도 꺾으며 서울시장을 거머쥐게 됩니다.<br /><br />2018년 지방선거 때도 당시 후보 상당수가 재등판했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에선 박영선·우상호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한 박원순 시장과 경선을 벌였지만, 박 시장이 승리했고 당시 자유한국당에선 김문수 후보가, 바른미래당에선 안철수 후보가 출마해 각각 2등과 3등에 그쳤습니다.<br /><br />근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선거, 후보만 보면 세대교체가 없는 지난 10년간 서울시장 선거의 데자뷔라는 말도 나옵니다.<br /><br />하지만, 내년 대선의 길목에 놓인 이번 선거의 중요성과 정국에 미치는 파급력을 감안하면 여야 모두 중량급 인사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적잖습니다.<br /><br />일단 이 중량급 인사들은 각 당의 경선을 먼저 치러야 합니다.<br /><br />하지만 경선 와중에도 범여권, 범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는 계속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표 분산을 막아 진영 전체의 승리를 꾀한다는 건데, 각 당과 또 각 후보의 첨예한 이해관계 때문에 결코 쉽지 않습니다.<br /><br />여권에선 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각자 최종 후보가 될 경우 단일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.<br /><br /> "문재인 대통령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는 취지로 같은 정당의 후보들끼리…"<br /><br /> "범여권도 마찬가지로 사실 단일화가 필요하다…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서울시의 운영을 맡아서 여러 정책의 계승이나…"<br /><br />하지만 민주당엔 박영선 장관도 있고, 열린민주당에도 정봉주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입니다.<br /><br />게다가 정의당은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후보를 내면 안된다며 단일화를 거부하고 있어, 이른바 범여권 단일 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는 예측이 어렵습니다.<br /><br />야권에선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기 싸움이 과열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 "안철수 대표는 흡사 자기가 중도 지지표를 독점하고 있는 양 이야기하는데 천만에 만만에 말씀이올시다."<br /><br /> "야권에서 서로 간의 시기와 질투, 반목과 분열로 또다시 패배한다면,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입니다."<br /><br />지지율 상승세를 탄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입당해 '기호 2번'을 달지 않으면 3자 구도도 무릅쓰겠다는 입장인데, 개인 지지율이 높은 안 대표는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서울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야권 후위주자 사이에서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, 앞으로 후보 지형에 변동이 생길지 주목됩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이런 점도 생각해봐야 합니다.<br /><br />단일화가 늘 팽팽한 선거 구도를 반전시키는 황금열쇠일까요.<br /><br />우리 정치권의 그간 사례를 보면 대역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, 정치적 명분이 약하거나 인위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경우 기대했던 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.<br /><br />단일화의 가장 최근 성공사례, 바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입니다.<br /><br />2011년 안철수 교수와 담판으로 안 교수 지원을 등에 업고,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범야권 단일화 경선도 승리했습니다.<br /><br />결국 최종 당선으로 '아름다운 단일화'의 모범 사례로 남았습니다.<br /><br />반면에 요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사례, 1995년 민선 1기 서울시장 선거입니다.<br /><br /> "김영삼 대통령 당인 신한국당에서 정운식 전 총리를 뽑았어요. 그다음에 김대중 그 당시에 민주당에서 조순 후보를 두고 (박찬종 변호사까지) 3자 대결을 한 거야."<br /><br />하지만 승자는 조순 후보.<br /><br />범야권 단일화가 없어도 야당이 승리할 수 있단 걸 보여준 결과입니다.<br /><br />지난해 총선 땐 단일화 실패가 선거 패배로 이어졌습니다.<br /><br />경남 창원 성산에서 정의당과 민주당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, 결국 당시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가 당선된 겁니다.<br /><br />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라는 상징성이 큰 곳인데다 직전 보궐선거 땐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단일화를 통해 당선된 바 있어 진보 진영에선 여전히 후유증이 큰 상태입니다.<br /><br />이제 80일 후면 새로운 서울시장, 새로운 부산시장이 선출됩니다.<br /><br />그 자리를 놓고 이제 열띤 공약 경쟁과 함께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, 후보들 간의 수싸움과 이합집산 역시 펼쳐질 전망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정치 공학으로만 따지는, 감동이 없는 단일화는 오히려 표심 확보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점.<br /><br />다시 말해 1+1이 2가 아닌 1.5 내지 1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야 모두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